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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ARTICLE 중소기업 | 1 ARTICLE FOUND

  1. 2006.12.26 [신문 스크랩]한국중소, 왜 대기업 성공신화 못만드나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근본적 경쟁력의 차이는?

시스템의 차이?
그 방정식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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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93년후 대기업된 건 0.01% ‘삼성·현대 성장 신화’ 이젠 꿈인가

1997년 9월, 전대협 의장 출신 이철상(당시 30세)씨가 서울대 공대 박사들과 함께 휴대폰 전지업체 바이어블코리아(그후 VK로 개명)를 설립했다.

같은 해 미국에선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래리 페이지(당시 25세)와 세르게이 브린(당시 24세)이 자신들이 개발한 인터넷 검색엔진을 팔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었고 이듬해 구글을 창업한다.


한미 양국의 벤처신화를 상징하는 두 회사의 출발은 이처럼 비슷했으나, 그후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구글은 디지털 경제의 최강자로 부상하면서 직원 8000명에 IT기업 중 시가총액 세계 3위(150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어블코리아도 VK로 이름을 바꾼 뒤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연간 매출 3800억원에 30여개국 해외 지사를 거느린 국내 4위 휴대폰 업체로 급부상하며 대기업군(群) 진입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VK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자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창업 9년째인 올해 7월 부도가 나며 결국 증시에서 퇴출당했다.

‘대기업 진입 신화’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 한국경제는 삼성·현대·LG·대우처럼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성공 사례가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성장과 활력을 견인해왔다. 미국에서도 이베이며 아마존, 야후처럼 창고에서 탄생한 벤처기업이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공신화가 자주 등장한다. 반면 한국에선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크는 사례가 갈수록 희귀해지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삼보컴퓨터·메디슨·세원텔레콤 등 가능성이 엿보였던 중견기업들이 대부분 문턱에서 탈락했고, 최근엔 대기업 반열에 올랐던 팬택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결과, 1993년 5만6472개 중소기업 중 10년 후인 2003년에 3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곳은 75개(0.13%)에 불과했다. 500인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겨우 8개(0.01%)뿐이었다. 1만개 창업해야 1곳만이 종업원 500인 이상의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뜻이다.

조덕희 산업연구원 박사는 “1980년대 이후 재벌 계열사나 민영화된 공기업 외에 독립된 창업기업이 삼성전자처럼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는 대기업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한국경제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상장기업을 분석해 보았더니 2002년말 종업원 1000명 미만 상장기업 1191개 중 현재 종업원 1000명 이상으로 성장한 곳은 웅진코웨이·엔씨소프트·신도리코·NHN·하나투어·피앤텔·종근당 등 14개(1.2%)에 불과했다.

매출액까지 3000억원을 넘긴 곳은 5곳(NHN·태산엘시디·디에스엘시디·신도리코·웅진코웨이)이었고,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곳은 웅진코웨이 1곳에 불과했다. 또 2002년말 종업원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현재 1000명 이상으로 큰 기업은 NHN뿐이었다.

김주훈 KDI박사는 “전문 경영인층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고, 신생 유망기업에 대한 자금·인력 등의 자원 투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과점적으로 장악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신규 진입이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평론가 앤디 시에(전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성장하려면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같은 글로벌 대기업을 10개 이상 더 키워야 한다”(9월2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어느 틈엔가 한국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클 수 있다는 꿈 자체가 사라진 나라가 됐다.




국내선 재벌에 치이고 세계시장선 역부족 브랜드 경쟁서 좌절 문어발 경영도 걸림돌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 체계적 정부지원도 필요

왜, 한국에선 구글처럼 단숨에 대기업 경쟁자들을 제치고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공신화가 힘든 것일까.


질주하던 한국의 중견기업들이 번번이 대기업 문턱에서 쓴 잔을 마시게 되는 주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 투자부진 및 글로벌화 전략 실패 ▲1등 브랜드 전략 실패 ▲문어발식 사업확장 ▲오너의 독단 경영 및 부실투자 등을 꼽는다.

조덕희 산업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들은 내수시장이 좁다 보니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재벌 계열 대기업에 잡아먹히곤 한다”면서 “그렇다고 곧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기엔 기술력·자금력·마케팅에서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멀고 먼 대기업의 길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급성장하던 레인콤이나 팬택의 좌절은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1999년 1월 직원 7명,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레인콤은 회사 설립 5년 만에 ‘아이리버’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휩쓸었다. 플래시메모리타입 MP3플레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1위(30%)와 국내시장 점유율 1위(50%)로 2004년 4540억원의 매출을 자랑했다.

그러나 미국 애플의 신제품 ‘아이팟’이 복병으로 등장했고, 레인콤은 신제품 경쟁에서 밀려났다. 게다가 ‘골리앗’ 삼성전자의 MP3플레이어 사업 진출로 내수 시장마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결국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이달 초 사모투자펀드인 보고펀드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었다.

이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팬택은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 국내외 거대 기업들의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킬러 상품’을 내놓지 못해 무너졌다. 해외 마케팅 비용에 2000억원을 쏟아부으면서도, 핵심 승부처인 1등 브랜드 개발비용은 2500억원에 그쳐 결국 브랜드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세원텔레콤 역시 고기능 휴대폰이 쏟아지는 와중에 중국의 저가 제품 시장에 ‘올인’하면서 도태한 케이스. 삼보컴퓨터와 메디슨의 실패는 대기업을 흉내 낸 문어발식 확장 경영 때문이다. 삼보컴퓨터는 컴퓨터제조, 이동통신, 벤처투자업 등 5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삼보왕국’을 꿈꾸었지만, PC산업의 침체와 계열사 부실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제2의 월마트’와 ‘한국의 델’을 꿈꾸던 뉴코아와 현주컴퓨터는 오너의 독단 경영과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무리한 투자가 화근이었다. 국내 최고 안경테 업체로 부상했던 서전은 유럽 명품 안경테의 공세 속에 브랜드 고급화에 실패하며 대기업의 길에서 중도하차 했다.


◆성공모델을 만들려면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끊임없는 신기술 제품 출시와 ▲경영진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대기업들은 해외 부품업체와 제휴하는 경향이 늘면서 국내 중견 기업들이 대기업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2000년대 초까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며 기업 성장이 정체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1999년 정부가 ‘산업회생법’을 도입해 세제 우대조치 등을 통해 부진한 업종의 회생을 촉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요타를 중심으로 ‘스리아와세(대기업과 부품·소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라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相生)모델을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종업원 200~500인 미만 기업 비중이 2001년 2.75%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2003년 2.86%로 올라섰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우리도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사업 및 개발기술(R&D) 사업에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