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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 앵커가 전하는 ‘토종의 영어공부 팁(tip)’

워렌팍 - 가치를 만드는 지식 혁신가 2009.05.06 12:12

김기호 앵커가 전하는 ‘토종의 영어공부 팁(tip)’

1. 입에서 영어를 떼지 마라. 들리지 않아도 무조건 따라하며 입에 익혀라.

2. 영어책·신문을 끼고 살아라. 정말 좋다 싶은 책은 문장을 잘라서 외워라.

3. 문법은 둘째 치고 단어를 계속 뱉어라. 하다보면 문법을 익히게 된다.

4. 관용 문구를 익히면 본인이 하고 싶은 단어와 생각을 대입해 보라.

5. 아리랑뉴스를 자주 접하라. 국내 이슈라서 이해가 쉬워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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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는 나의 감옥”이라 말한 어느 에세이스트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한국어의 중력은 질기고 세다. 초·중·고·대학교 16년을 영어와 씨름해도, 외국인을 대하면 ‘첫사랑’을 만난 듯 가슴 두근거리기 일쑤. 그런데 매일 두시간씩 생방송 영어 뉴스를 전하는 ‘된장’ 앵커가 있다. 케이블 외국어 방송인 아리랑TV의 메인 뉴스 ‘아리랑 투데이’(월~금 오전 7시~8시, 11시~12시)를 진행하는 김기호(39) 앵커가 그 주인공.

CNN을 듣는 듯 매끄러운 발음과 진행에 교포 출신이라 짐작하기 십상이지만, 아리랑TV에선 흔치 않은 국내파다. 해외 거주는 초등학교 2년 여 홍콩에서 영국인학교에 다닌 게 전부. ‘날고 기는’ 해외파 기자들을 물리치고 메인 뉴스 진행석에 앉기까지 “국내파 출신이란 걸 핑계 삼고 싶지 않았던” 본인 승부욕에다 아리랑TV의 변신 전략이 맞물렸다.

◆토종 영어로 세계인에 뉴스=‘버터 발음’은 익혔지만, 2년 체류의 기억은 곧 잊혀졌다. 남들처럼 ‘필수어휘 2만2000’ 외우고 『성문종합영어』로 공부해 대학시험을 봤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와 KATUSA 군복무 시절만 해도 “영어를 좀 하는 정도”였다. 아리랑TV 공채 1기 PD로 입사한 이후에도 프로그램 제작만 하는지라 영어 쓸 일이 거의 없었다. 남들마냥 ‘영어병’이 찾아온 건 1998년 보도국 기자로 전환하면서다.

“PD와 달리 기자는 스스로 영작을 하고 리포트를 해야 하잖아요. 저 말곤 전부가 평균 10년 이상 해외 체류자들이라 저희들끼리는 영어로 얘기할 정도예요. 후배보다 못 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BBC·CNN을 보며 영어 뉴스의 패턴을 익히고, 선배 앵커의 스크립트를 가져가서 달달 외웠어요.”

그래도 방송 큐사인이 떨어지면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뛰었다.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데’ 하는 자괴감에 발음·문법이 항상 신경 쓰였다. 극복할 길은 공부 뿐. 사전을 끼고 살면서 막힐 때마다 선후배 가리지 않고 물었다. ‘토종’의 열등감이 사라진 건 2004년 CNN 월드리포트의 ‘올해의 정치기사상’을 수상하면서.

“2002년 대선을 인물 대립으로 분석한 게 호평 받았어요. 한국인이라서 가능한 주제가 평가받은 순간, 네이티브와 겨룰 수 있는 나의 강점을 확인했죠. 영어란 의사소통의 매개체일 뿐이란 걸 깨달으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현재 그의 영어는 15년간 해외에서 살다 온 민선희 공동 앵커가 “당연히 해외파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완벽하다. 그럼에도 실수 없는 생방송을 위해 오전 3시에 출근, 전 세계 뉴스를 샅샅이 검토해 ‘한국형 영어 뉴스’를 준비한다. 이젠 오히려 네이티브 스피커의 단어 선택을 교열해주는 위치가 됐다.

“예컨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면목 없다’고 할 때, 타 매체는 일제히 ‘ashamed’로 번역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적인 ‘낯이 안 선다’는 표현을 전하고 싶어서, 민 앵커와 상의한 끝에 ‘I don’t have the face to stand before you’라는 문장으로 소개했죠. 한국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고급 영어를 가능케 한답니다.”

“한국인이라는 벽을 스스로 쌓고 싶진 않다”는 그는 CNN의 앤더슨 쿠퍼를 롤모델이자 라이벌로 꼽는다. “현장과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자기만의 시각을 전달하는 앵커의 교본”이라는 설명이다.

◆다문화 한국사회 소통 돕고파=지난 2월 첫 전파를 탄 ‘아리랑 투데이’는 한국 뉴스를 영어로 세계에 송출하던 데서 한 단계 나아가 아시아 목소리로 아시아 뉴스를 전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알 자지라’ 방송이 아랍권 시각을 송출하듯, 아시아의 시각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 채널이 되겠다는 것이다. “국제 뉴스가 국내에선 종종 가십으로 치부되듯, 외국인들도 한국 뉴스의 맥락을 잘 몰라요. 한반도 핵문제 등 예민한 문제를 아시아의 관점에서 갈무리하는 것도 그래서 필요하죠.”

“외국인도 한국 문화에 적응해야 하지만 한국인도 국내에 뿌리 내린 다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게 김 앵커의 생각. 영어는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보편화된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어 스트레스에 질식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제 두 아이도 조기교육 안 시켜요. 관심과 필요가 생길 때 이끌어 주면 된다고 봐요. 요즘 첫째(초2)가 ‘아빠처럼 외국말 할래’라고 해서 영어 TV 같이 보기 시작한 걸요. 영어도 결국 언어잖아요.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중요성을 인식할 때 자연스레 환경을 만들어주면, 우리말 배우듯 즐겁게 따라간답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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